
대서양 허리케인 시즌이 절정을 향해 가고 있다. 2026년 시즌 전망은 애초 예상보다 낮아져 명명된 폭풍이 8개에서 14개 사이가 될 것으로 조정됐다. 숫자만 보면 지난 몇 년보다 잠잠한 시즌처럼 들리지만, 해안가 캠핑장에 RV를 세워 둔 사람에게 이 숫자는 그다지 위안이 되지 않는다. 폭풍 하나가 향하는 방향에 자신의 자리가 들어 있는지가 전망 수치보다 훨씬 중요하기 때문이다.
시즌 전망이 낮아졌다고 방심할 수 없는 이유
기상 전문가들은 엘니뇨의 이른 등장과 그 세력이 더 강해질 가능성을 근거로 올해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시즌 초반인 6월과 7월은 계획을 세우고 기록을 정리하는 시기로, 8월은 비상 장비를 점검하는 시기로, 9월부터는 매일 기상 상황을 주시하는 시기로 나눠 생각하면 준비가 한결 수월해진다. 그러나 전망이 낮아졌다는 것은 폭풍의 개수가 줄어든다는 뜻이지, 상륙하는 폭풍의 위력이 약해진다는 뜻은 아니다. 한 시즌에 단 한 번의 강력한 폭풍만 해안을 스치고 지나가도 그 경로 위에 있던 캠핑장과 RV파크는 그대로 피해를 입는다. 숫자로 된 전망은 참고 자료일 뿐, 개별 여행자의 대비 계획을 대신해 주지 않는다.
예보관이 권하는 48시간에서 72시간 규칙
해안가에 머무는 RV 여행자에게 가장 자주 나오는 조언은 예보상 상륙 시점보다 48시간에서 72시간 앞서 자리를 뜨라는 것이다. 지역 당국의 의무 대피 명령이 내려질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기상 상황이 대피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판단이 서는 순간 먼저 움직이라는 뜻이다. 의무 대피령은 도로가 이미 정체되기 시작한 뒤에 내려지는 경우가 많아서, 그 시점에 움직이기 시작하면 대형 RV로는 예상보다 훨씬 오래 도로 위에 갇혀 있게 될 수 있다.
대피로는 항상 두 개를 그려 둬야 한다
주된 대피로 하나만 믿고 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 폭풍이 다가오면 해안 고속도로는 내륙 방향 일방통행으로 전환되는 경우가 흔하고, 이 과정에서 평소 다니던 길이 갑자기 막히기도 한다. 주 경로와 함께 대체 경로를 미리 그려 두는 것이 기본이고, 휴대전화 지도 앱만 믿기보다 종이 지도를 함께 챙기는 편이 안전하다. 대규모 대피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통신망 자체가 먹통이 되는 일이 잦아, 데이터 신호에 의존한 경로 안내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얼마든지 생길 수 있다.
저지대 캠핑장은 피해야 하는 자리
캠핑장을 고를 때부터 침수 위험이 낮은 자리를 우선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강 하구나 저지대에 있는 캠핑장은 폭풍이 오지 않는 평소에는 매력적인 자리지만, 시즌 중에는 가장 먼저 물에 잠기는 구간이기도 하다. 침수 구역 바깥, 내륙 쪽에 있는 RV파크를 미리 몇 곳 파악해 두고, 필요할 때 곧바로 전화를 걸어 자리를 확보해 두는 것도 방법이다. 성수기에는 대피 인파가 몰리면서 내륙 캠핑장도 금세 예약이 차기 때문에, 위험 신호가 보이기 시작하는 시점에 미리 연락해 두는 편이 낫다.
높은 차체는 바람 앞에서 더 불리하다
RV는 일반 승용차보다 차체가 높고 옆면이 넓어 강한 옆바람에 훨씬 취약하다. 폭풍이 완전히 상륙하기 전, 아직 바람이 강풍 수준일 때도 다리나 개활지 구간에서는 순간적인 돌풍에 차체가 휘청일 수 있다. 대피를 결정했다면 바람이 본격적으로 거세지기 전, 도로 상황과 시야가 아직 확보되는 시점에 이동을 마치는 것이 안전하다. 트레일러나 핍스휠(fifth wheel)을 견인하는 경우라면 평소보다 속도를 낮추고, 앞뒤 차간 거리를 넉넉히 두는 것도 기본이다.
매일 확인해야 할 세 가지
해안가에서 캠핑 중이라면 매일 아침저녁으로 기상 상황을 점검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캠핑장에 도착한 첫날 대피로를 미리 확인해 두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할 절차다. 그리고 조건이 나빠지기 시작하면 예정된 일정을 미루지 말고 일찍 떠날 준비를 해야 한다. 예약해 둔 며칠을 다 채우고 싶은 마음이 들 수 있지만, 폭풍 앞에서는 그 며칠을 아까워하는 것보다 하루 먼저 움직이는 편이 훨씬 낫다.
떠나기 전 챙겨야 할 것들
대피를 결정했다면 연료 탱크부터 채워 둬야 한다. 대피 인파가 몰리기 시작하면 주유소마다 줄이 길어지고, 일부는 아예 기름이 동나기도 한다. 중요한 서류와 약, 최소한의 식수와 비상식량은 미리 꺼내 놓기 쉬운 곳에 모아 두는 편이 좋다. 프로판 탱크 밸브를 잠그고 슬라이드아웃과 어닝을 완전히 접어 넣었는지도 출발 전 마지막으로 확인해야 한다. 이 모든 준비는 폭풍이 오기 전, 아직 도로가 뚫려 있을 때 끝내 두는 것이 핵심이다.
동행자와의 연락 계획도 미리 정해 두자
대피 도중 통신이 끊기는 상황에 대비해, 함께 여행하는 사람들과 미리 만날 장소와 연락 방법을 정해 두는 것도 중요하다. 서로 다른 차량으로 이동해야 하는 경우라면 내륙의 특정 도시나 휴게소를 중간 집결지로 정해 두고, 통신이 복구되는 대로 서로의 위치를 확인하기로 약속해 두는 편이 안전하다. 캠핑장을 관리하는 사무실에도 떠난다는 사실과 대략적인 행선지를 알려 두면, 남아 있는 사람이나 뒤늦게 도착하는 일행이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폭풍이 지나간 뒤, 서두르지 말아야 할 이유
폭풍이 지나갔다는 소식을 듣더라도 곧바로 원래 자리로 돌아가는 것은 권하지 않는다. 도로 위에 쓰러진 나무나 끊어진 전선이 아직 치워지지 않았을 수 있고, 캠핑장 진입로 자체가 침수되거나 파손됐을 가능성도 있다. 캠핑장 측이나 지역 방송을 통해 도로와 시설이 안전하다는 확인이 나온 뒤에 움직이는 편이 안전하다. 떠나기 전 RV 내부와 소지품 상태를 사진으로 남겨 두면, 혹시 피해가 생겼을 때 보험 처리 과정에서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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