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세미티 국립공원의 캠핑장 목록을 NPS 공식 데이터로 훑어보면 숫자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전기 훅업이 있는 사이트 수가 모든 캠핑장에서 0이다. 밸리 바닥의 어퍼파인스부터 해발 8,600피트 투올러미메도스까지, 요세미티에는 물도 전기도 하수도 연결되는 자리가 단 하나도 없다. 대신 캠핑장마다 받아 주는 RV 길이와 트레일러 길이가 다르고, 예약이 열리는 시점도 제각각이다. 가을 요세미티를 RV로 가려면 이 조건들을 먼저 맞춰 봐야 한다.
밸리 바닥의 세 캠핑장, 어퍼파인스·로어파인스·노스파인스
요세미티 밸리 안에서 RV를 세울 수 있는 곳은 파인스 삼형제뿐이다. 어퍼파인스는 236개 사이트로 가장 크고, 1년 내내 문을 연다. RV는 35피트, 트레일러는 24피트까지 들어가지만 모든 사이트가 이 길이를 받는 것은 아니어서 예약 화면에서 사이트별 제원을 읽어야 한다. 요금은 1박 36달러이고, 밸리에서 유일하게 덤프스테이션이 연중 운영된다. 겨울에는 앞쪽 두 루프만 열린다.
요세미티 예약은 한 달 단위로 묶여 5개월 전 매월 15일 아침 7시 태평양시간에 열린다. 10월 캠핑이라면 이미 5월 15일에 첫 물량이 풀렸다는 뜻이고, 지금 남은 자리는 취소분뿐이다. 밸리 안에서 가을 주말 사이트를 잡으려면 취소 알림을 걸어 두고 기다리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이다. 산수를 해 보면 10월 15일부터 11월 14일 사이에 도착하는 예약은 5월 15일에, 11월 15일부터 12월 14일 도착분은 6월 15일에 이미 풀렸다. 내년 봄 요세미티를 노린다면 10월 15일 아침 7시에 3월 15일부터 4월 14일 도착분이 열린다는 계산이 나온다. 평일 도착으로 일정을 바꾸면 경쟁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것도 요세미티 예약의 오래된 공식이다.
밸리 밖 대안, 와워나·호지든메도·크레인플랫
남쪽 입구 근처 와워나 캠핑장은 95개 사이트로 RV와 트레일러 모두 35피트까지 받는다. 2026년에는 B·C 루프가 10월 26일까지, A 루프는 11월 29일까지 예약제로 운영되고 그 뒤 A 루프만 선착순으로 남는다. 요금은 36달러, 덤프스테이션은 계절 운영이다. 가을 늦게까지 예약이 열리는 루프가 있다는 점에서 11월 요세미티를 노리는 RV에게는 와워나가 가장 넓은 문이다.
빅오크플랫 입구 안쪽의 호지든메도는 100개 사이트에 RV 35피트, 트레일러 30피트까지 들어간다. 1년 내내 열리며 4월 15일부터 10월 26일까지 예약제, 그 뒤로는 선착순이다. 덤프스테이션은 없다. 크레인플랫은 148개 사이트로 RV와 트레일러 35피트까지, 6월부터 10월 중순까지 열린다.
예약이 2주 전에 풀린다는 점이 다르다. 5개월 전 경쟁을 놓친 사람에게는 크레인플랫의 2주 전 예약 창이 가을 요세미티에 들어가는 뒷문이 된다. 티오가 로드를 통해 가는 것이 아니라 120번 도로에서 바로 진입하므로 큰 RV도 접근이 편하다.
고지대 캠핑장은 9월이 끝이다
투올러미메도스는 289개 사이트로 요세미티에서 가장 큰 캠핑장이지만 RV 35피트, 트레일러 24피트 제한에 시즌이 7월부터 9월까지다. 절반 정도는 사전 예약, 나머지는 2주 전 예약으로 나온다. 화이트울프는 68개 사이트에 RV 27피트, 트레일러 24피트로 조건이 가장 까다롭고 요금은 28달러다. 두 곳 모두 티오가 로드가 눈으로 닫히기 전에 문을 닫으므로, 10월 이후 계획에는 넣지 않는 것이 맞다. 9월 중에 가더라도 밤 기온은 이미 화씨 30도대로 떨어지는 날이 많아 프로판 잔량과 난방 계획을 확인해야 한다.
RV 35피트라는 선이 의미하는 것
요세미티 캠핑장의 RV 길이 제한은 대부분 35피트에서 끊긴다. 40피트를 받는 곳은 밸리의 로어파인스와 노스파인스뿐이고 트레일러도 35피트가 상한이다. 흔한 클래스A나 긴 핍스휠(fifth wheel)은 애초에 선택지가 두 곳으로 줄어드는 셈이다. 그것도 밸리 안 사이트는 나무 사이 간격이 좁아, 예약 화면의 사이트 상세에서 “길이”뿐 아니라 “슬라이드아웃 가능 여부”까지 확인하지 않으면 도착해서 낭패를 본다.
훅업이 없다는 사실은 가을에 더 무겁게 다가온다. 낮에는 화씨 70도대라도 밸리의 밤은 40도 아래로 내려가고, 난방을 프로판 퍼니스로 돌리면 배터리는 팬 때문에 밤새 소모된다. 발전기는 요세미티 캠핑장에서 오전 7~9시, 정오~오후 2시, 오후 5~7시 세 구간에만 쓸 수 있고, 조용한 시간은 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다. 태양광 패널이 있는 차라도 밸리 바닥은 절벽 그림자 때문에 오후 일조가 짧다. 리튬 배터리 용량을 넉넉히 잡거나, 며칠에 한 번은 어퍼파인스 덤프스테이션에서 물을 채우고 탱크를 비우는 리듬으로 움직여야 한다.
캠프4는 요세미티 밸리에서 유일하게 1박 10달러인 캠핑장이지만 RV와 트레일러는 아예 받지 않는 도보 진입 텐트 캠핑장이다. 4월 15일부터 11월 9일까지는 이곳도 예약이 필요하고 사이트는 최대 6명이 함께 쓴다. RV로 갔다가 밸리 사이트를 못 잡았다고 캠프4로 방향을 돌리는 것은 선택지가 아니라는 뜻이다. 공원 밖으로 나가면 120번 도로의 국유림 캠핑장과 엘포털, 마리포사 쪽 사설 RV 파크가 훅업을 제공하니, 밸리 안 무훅업 이틀과 공원 밖 훅업 하루를 번갈아 넣는 식으로 짜면 배터리와 탱크 걱정이 줄어든다.
가을 요세미티가 주는 보상은 분명하다. 여름 입장 예약 시스템의 혼잡이 가시고, 폭포는 줄지만 하프돔과 엘캐피탄에 닿는 햇빛은 낮아져 길어진다. 다만 그 풍경 앞에 RV를 세우려면 길이 35피트, 훅업 0, 예약 5개월 전이라는 세 숫자를 먼저 통과해야 한다.
Data Source: NPS API (developer.nps.gov) / Recreation.gov RID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