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캘리포니아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1번 도로 중에서도 샌시메온과 카멜 사이 90마일 구간, 이른바 빅서는 절경과 난도를 동시에 파는 길이다. 절벽 위 1000피트 높이를 따라가는 이 도로에는 신호등도, 마을도 거의 없고, 구간 대부분에서 휴대폰 신호도 잡히지 않는다. 그리고 이 길 위 어떤 캠핑장은 24피트가 넘는 차량을 아예 받지 않는다.
30피트가 사실상의 마지노선
빅서 구간에는 공식적인 최대 차량 길이 제한이 없다. 하지만 캘트랜스와 이 길을 반복해서 달려본 RV 여행자들의 경험이 모이는 지점은 같다. 트럭과 트레일러를 합친 길이나 모터홈 전장 기준으로 30피트가 편안하게 다닐 수 있는 실질적 한계이고, 35피트까지는 노련한 운전자라면 감수할 만한 수준이다. 35피트를 넘어서면 위험 부담이 커진다.
빅크릭과 루시아 사이 몇몇 커브는 회전 반경이 좁아서 대형 클래스A 모터홈이나 핍스휠(fifth wheel)이 반대 차선을 밟지 않고는 돌아나갈 수 없는 구간이 있다. 문제는 여름철 그 반대 차선에 어김없이 마주 오는 차가 있다는 점이다. 뒤에 다섯 대 이상 차량이 붙으면 서행 차량은 갓길로 비켜줘야 한다는 규정도 있어서, 1마일 간격으로 놓인 턴아웃을 그때그때 활용하는 편이 뒤차와의 마찰을 줄인다.
캠핑장마다 다른 길이의 벽
빅서의 캠핑장은 하나같이 전기·상하수도가 완비된 풀훅업 사이트를 제공하지 않는다. 대신 길이 제한이 캠핑장마다 촘촘하게 갈린다.
로스파드레스국유림이 관리하는 커크크릭 캠핑장은 33개 사이트에 최대 30피트까지 받아준다. 태평양이 내려다보이는 절벽 위에 자리 잡아서 21번부터 24번 사이 사이트는 일몰 무렵 특히 인상적이지만, 진입로가 짧고 가파른 데다 바닥에서 급하게 꺾이는 구간이 있어 사전에 좁은 회전 연습이 필요하다. 1박 요금은 35달러다.
커크크릭에서 1마일 남쪽에 있는 플래스킷크릭 캠핑장도 사정은 비슷하다. 43개 사이트 대부분이 30피트까지이고, 일부 사이트만 35피트를 겨우 수용한다. 요금은 역시 1박 35달러다.
라임킬른주립공원은 이 구간에서 가장 인색하다. 24개 사이트를 운영하지만 최대 길이는 24피트로 고정돼 있다. 도로에서 캠핑장으로 꺾어 들어가는 진입로 자체가 그 이상을 받아줄 구조가 아니기 때문이다. 24피트를 넘는 RV라면 애초에 이 캠핑장은 후보에서 빼야 한다.
가장 크고 개발된 곳은 파이퍼빅서주립공원이다. 189개 사이트 중 대부분이 32피트까지, 일부는 36피트까지 수용한다. 덤프 스테이션과 온수 샤워를 갖춘 유일한 곳이기도 해서, 남쪽 커크크릭이나 플래스킷크릭에서 며칠을 보낸 뒤 물과 탱크를 채우러 들르는 경유지 역할도 한다.
전기 훅업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파이퍼빅서주립공원 바로 옆 펀우드리조트는 빅서에서는 드물게 일부 사이트에 전기 훅업을 갖추고 있다. 34피트까지 수용하고, 요금은 성수기 기준 1박 75달러에서 110달러 사이다. 훅업이 있는 사이트는 수가 적어 서둘러 예약해야 한다.
회전 반경보다 더 무서운 것
도로 자체의 위험은 회전 반경만이 아니다. 산사태와 낙석으로 인한 전면 통제가 겨울과 봄철 우기에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몇 달씩 이어진 통제 사례도 있었다. 출발 48시간 전에는 캘트랜스퀵맵이나 전화로 최신 도로 상황을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줄리아파이퍼번스주립공원 주차장은 20피트 높이 제한이 있어서 일부 모터홈은 아예 진입이 막힌다. 파이퍼비치로 가는 사이커모어캐니언로드는 좁고 굴곡이 심해 RV 진입 자체가 권장되지 않고, 견인차나 소형차로 갈아타야 한다.
주유소도 구간 안에 단 두 곳뿐이고 가격도 내륙보다 갤런당 2~3달러 더 비싸다. 남쪽에서 진입한다면 캄브리아나 샌시메온에서, 북쪽에서 진입한다면 카멜이나 몬터레이에서 미리 기름을 채우는 편이 낫다. 장보기도 마찬가지라서, 머무는 기간 동안 필요한 물품은 구간 진입 전에 챙겨야 한다.
큰 차라면 캠핑 대신 데이트립
35피트를 넘는 RV라면 빅서 안에서 자는 대신 카멜이나 몬터레이의 풀훅업 RV파크에 베이스를 두고 당일치기로 드나드는 방법이 현실적이다. 라군세카레크리에이션에어리어처럼 대형 풀스루 사이트와 완비된 훅업을 갖춘 곳이 빅서 진입로에서 30분 거리에 있다. 절경은 그대로 누리면서 가장 좁은 구간을 매일 왕복하는 부담은 덜어내는 방식이다.
30피트, 24피트, 20피트. 이 세 숫자 중 하나라도 자신의 RV와 맞지 않는다면, 빅서는 캠핑지가 아니라 경유지로 계획을 다시 짜야 하는 길이다.
사진 출처: Wallace Henry, Pexels (https://www.pexels.com/photo/stunning-coastal-bridge-along-rugged-cliffside-2892419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