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캘리포니아 395번 도로는 시에라네바다산맥 동쪽 기슭을 따라 오웬스밸리를 관통한다. 론파인에서 출발해 인디펜던스, 비숍을 지나 매머드레이크스까지 이어지는 이 구간은 왼쪽으로는 화이트산맥, 오른쪽으로는 시에라 정상부가 병풍처럼 서 있어 RV 여행자들 사이에서 손꼽히는 루트다. 다만 캠핑장 대부분이 해발 8000피트를 넘는 고지대에 있어 여름 성수기에는 예약이 빠르게 찬다.
비숍에서 출발해 매머드레이크스로 갈라지는 203번 도로까지 이으면 왕복 여정에서 들를 만한 캠핑장이 훨씬 늘어난다. 시에라 정상부는 여름에도 아침저녁으로 기온이 크게 떨어져서, 저지대 데스밸리와는 정반대로 두꺼운 옷과 침낭을 챙겨야 하는 구간이기도 하다.
론파인 구간 — 알라바마힐스와 그 주변
론파인 인근에서는 서부영화 촬영지로 유명한 BLM 소유의 알라바마힐스에서 무료 분산 야영을 할 수 있고, 진입로가 비교적 잘 정비돼 있다. 조금 더 시설을 갖춘 곳을 원한다면 BLM이 관리하는 터틀크릭 캠핑장이 있는데, 자리가 넓고 전망이 좋으며 휴대폰 신호도 비교적 잘 잡히는 편이다. 인요카운티가 운영하는 다이아즈레이크 캠핑장도 론파인에서 가까운 대안이다.
알라바마힐스는 둥근 화강암 바위들이 만든 독특한 풍경 덕분에 사진 촬영지로도 인기가 많다. 도로가 대부분 비포장이지만 노면이 단단해 일반 RV로도 접근할 수 있는 구간이 많고, 시에라 정상부와 화이트산맥을 동시에 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장소이기도 하다. 다만 무료 분산 야영지 특성상 편의시설이 없으므로 물과 쓰레기 처리는 스스로 준비해야 한다.
인디펜던스를 지나면서부터는 도로가 조금씩 고도를 높이기 시작한다. 시에라 정상부가 만년설을 이고 있는 모습을 오른쪽 차창으로 계속 볼 수 있는 구간이라 운전하는 재미가 상당하지만, 큰 RV라면 갓길에 잠깐 정차해 사진을 찍는 것도 안전을 먼저 살핀 뒤에 해야 한다.
비숍 구간 — 훅업이 있는 선택지들
비숍으로 올라오면 훅업을 갖춘 캠핑장이 늘어난다. 이스턴시에라 트라이카운티 페어그라운드는 완전 훅업에 깨끗한 화장실을 갖췄고 시내 접근성도 좋다. 브라운스타운은 그늘이 넉넉한 아늑한 분위기가 강점이고, 하이랜즈RV파크는 완전 훅업과 화장실, 세탁시설까지 갖추고 있어 장기 체류에도 무리가 없다.
비숍 시내에는 이 세 곳 말고도 사설 캠핑장이 여럿 있어 선택지가 넓다. 완전 훅업을 원한다면 시내에서 가까운 곳부터, 그늘과 조용한 분위기를 우선한다면 외곽 쪽을 먼저 알아보는 식으로 목적에 맞춰 고르면 된다. 여름 성수기에는 이 구간도 예약이 금방 차므로 최소 몇 주 전에는 자리를 확정해두는 게 안전하다.
매머드레이크스 구간 — 인요국유림 캠핑장 세 곳
매머드레이크스 인근은 인요국유림이 관리하는 캠핑장이 촘촘하다. 매머드레이크스 시내에서 2마일 거리인 셔윈크릭 캠핑장은 85자리 규모로, 395번 도로에서 203번 도로로 갈아탄 뒤 올드매머드로드를 거쳐 셔윈크릭로드로 진입한다. 낚시객과 하이커, 오프로드 이용객들에게 인기가 많다. 비숍에서 북쪽으로 약 34마일 떨어진 컨빅트레이크 캠핑장은 48자리로 컨빅트호수 바로 옆에 자리해 경관이 뛰어나다. 레이크메리 분지에 있는 콜드워터 캠핑장은 74자리 규모다.
세 곳 모두 인요국유림이 관리하며 recreation.gov를 통해 예약할 수 있다. 해발고도가 높은 만큼 캠핑 성수기가 늦여름에서 초가을로 비교적 짧으니, 방문 시기를 정했다면 예약을 서두르는 편이 안전하다.
세 캠핑장 모두 낚시와 하이킹 접근성이 좋다는 공통점이 있다. 셔윈크릭은 마을과 가까워 장보기가 편하고, 컨빅트레이크는 호수 바로 옆이라 카약이나 카누를 즐기기 좋다. 콜드워터는 레이크메리 분지 안쪽에 있어 상대적으로 조용한 편이다. 세 곳 모두 대형 RV보다는 중형급 트레일러나 캠퍼밴에 더 적합한 진입로를 갖추고 있으니, 대형 모터홈을 끈다면 사전에 도로 폭과 회전 반경을 확인하는 게 좋다.
루트 전체를 완주하려면 최소 3박 4일은 잡는 게 여유롭다. 론파인이나 비숍에서 하루씩 묵으며 주변 트레일을 둘러보고, 매머드레이크스에서는 이틀 정도 머물며 호수 지역을 천천히 도는 일정이 흔하다. 캠핑장 예약이 여의치 않다면 비숍의 사설 RV파크를 베이스캠프 삼아 당일치기로 매머드레이크스나 알라바마힐스를 오가는 방법도 있다.
RV로 달릴 때 챙길 것
395번 도로 자체는 넓고 잘 포장돼 있지만, 매머드레이크스 방면으로 갈아타는 지선 도로들은 고도가 급하게 오르내리는 구간이 많다. 큰 RV나 트레일러를 끄는 경우 엔진 브레이크와 저단 기어를 미리 확인하고, 오르막이 많은 만큼 연료와 냉각수 상태도 출발 전에 점검하는 게 좋다. 고지대 캠핑장은 밤 기온이 크게 떨어지므로 한여름이라도 난방 장비를 챙기는 편이 낫다.
겨울에는 눈 때문에 일부 지선 도로가 통제되므로, 늦가을부터 초봄 사이에 방문한다면 출발 전 캘트랜스나 산림청 도로 상태 공지를 확인하는 게 안전하다. 반대로 한여름에는 낮 기온이 저지대 오웬스밸리 구간에서 꽤 올라가므로, 냉방과 식수를 넉넉히 준비해두는 편이 좋다.
연료와 식료품을 채울 수 있는 큰 마을은 론파인, 비숍, 매머드레이크스 세 곳으로 한정돼 있어 그 사이 구간에서는 미리 채워두는 습관이 필요하다. 휴대폰 신호도 마을을 벗어나면 약해지는 구간이 많으므로, 오프라인 지도를 미리 내려받아두면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도움이 된다.
사진 출처: EJ Merl, https://www.pexels.com/photo/scenic-view-of-mountains-under-a-blue-sky-2657463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