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947피트 정상에서 8월에도 눈을 만난다, 비어투스 하이웨이를 타는 법

눈 덮인 산길을 굽이도는 도로 항공뷰

몬태나주 레드로지(Red Lodge)에서 시작해 옐로스톤 북동쪽 관문인 쿠크시티(Cooke City)까지 이어지는 비어투스 하이웨이(US 212)는 1930년대 공공사업진흥국(WPA) 프로젝트로 뚫린 68.7마일짜리 산악 도로다. 몬태나-와이오밍 경계에 걸친 비어투스 패스는 해발 1만947피트로, 글레이셔 국립공원의 고잉투더선 로드에 견줄 만한 서부 최고의 RV 드라이브로 꼽힌다.

해발 5500피트에서 1만947피트까지

출발점인 레드로지는 해발 약 5500피트다. 완만한 계곡길을 따라 오르다 보면 곧 스위치백 구간이 시작되는데, 대부분 시속 25~30마일로 서행해야 할 만큼 급커브가 이어진다. 스위치백을 오르는 동안에는 에어컨을 끄고 냉각수·변속기 온도 게이지를 주시하는 편이 안전하다. 정상 부근은 대기압이 해수면의 70% 수준으로 낮아지고 여름에도 옐로스톤강 계곡보다 화씨 20도가량 서늘하다. 한여름 낮 최고기온이 화씨 70도를 넘지 않는 경우가 흔하고, 도로변에는 8월에도 녹지 않은 눈이 남아있곤 하다. 고도에 익숙하지 않은 상태로 무리한 등산 계획을 잡으면 고산병 증세가 나타날 수 있어 페이스 조절이 필요하다.

봉우리 사이 호수와 야생

와이오밍 쪽으로 넘어서면 가드너 호수와 미러 호수가 연달아 나타난다. 미러 호수 구간은 가드레일 바로 너머로 협곡이 내려다보이는 전망대라 잠깐 차를 세우고 걸어볼 만하다. 패스 직전에는 ‘베어스 투스(Bear’s Tooth)’라 불리는 화강암 첨봉이 도로에서 보이는데, 여러 차례 빙하가 깎아 놓은 뾰족한 봉우리들 가운데 하나로 이 일대 이름의 유래이기도 하다. 정상 부근에서는 마멋처럼 고산지대에 서식하는 통통한 설치류를 심심찮게 볼 수 있고, 맑던 하늘이 갑자기 우박 섞인 소나기로 바뀌는 일도 여름 내내 드물지 않다. 곳곳의 눈밭에서 녹아내린 물이 수많은 실개천을 이루며, 차를 세우는 곳마다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고원 전체가 습윤하다. 쿠크시티와 옐로스톤 북동쪽 일대는 그리즐리곰 서식지이기도 해서, 캠핑장이나 전망대에서 음식물을 차 안이나 곰통에 보관하고 야영지를 깨끗하게 유지하는 기본 수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차량 길이, 정말 문제없을까

비어투스 하이웨이 자체에는 법적으로 정해진 차량 길이 제한이 없다. 다만 쿠크시티 쪽 진입로에는 40피트가 넘는 차량은 비어투스 패스 구간 운행을 권장하지 않는다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가스 엔진 클래스A처럼 힘이 약한 대형 모터홈은 스위치백 구간에서 부담이 클 수 있고, 핍스휠(fifth wheel)이나 대형 트래블 트레일러를 견인 중이라면 정상 부근의 좁은 커브에서 스윙 폭을 미리 가늠해두는 것이 좋다. 실제로 이 길을 다녀온 RV 여행자 중에는 큰 트레일러 대신 근처에 차를 세워두고 픽업트럭만으로 패스를 넘었다는 경우도 있다. 도로는 보통 5월 말부터 10월 중순까지만 개방되며, 고지대 특성상 한여름에도 우박이 섞인 소나기가 갑자기 몰아칠 수 있다.

캠핑장은 어디에 있나

주 경계를 넘어 와이오밍 쪽으로 들어서면 커스터 국유림에서 쇼쇼니 국유림으로 관할이 바뀌는데, 이 구간을 따라 관리가 잘 된 캠핑장 여러 곳이 자리한다. 아일랜드레이크·비어투스레이크·크레이지크릭·폭스크릭 캠핑장이 해발 9000피트에서 6000피트 사이에 흩어져 있으며, 이 중 폭스크릭 캠핑장은 전기 훅업을 갖추고 있어 드라이 캠핑 장비가 없는 여행자에게 특히 유용하다. 나머지 캠핑장은 대부분 훅업이 없는 국유림형 사이트이므로 물과 식량을 넉넉히 채워야 한다. 국유림 분산 캠핑(디스퍼스드 캠핑)을 선호한다면 몬태나 쪽 주 경계 직전의 임도(포레스트서비스로드 2124)가 지정 구역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상하수도는 물론 아무 시설도 없으므로 완전한 자립형 장비를 갖췄을 때만 시도하는 편이 안전하다. 최신 예약 가능 여부와 요금은 출발 전 레크리에이션닷거브(Recreation.gov)에서 다시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출발 전 채워야 할 것들

레드로지에는 상공회의소 옆에 급수시설과 덤프스테이션이 있고, 식료품점(IGA)과 가스·디젤·프로판 주유소도 여러 곳이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하이웨이를 넘어 I-90과 다시 만나는 리빙스턴(Livingston)까지는 약 175마일 동안 이렇다 할 편의시설이 없다. 연료와 프로판, 식수, 장바구니를 레드로지에서 완전히 채우고 출발해야 중간에 발이 묶이는 일을 피할 수 있다는 뜻이다. 쿠크시티 쪽에도 소규모 주유소와 숙박·식당이 있지만 레드로지만큼 선택지가 넓지 않으므로 큰 장보기는 레드로지에서 끝내는 편이 낫다. 쿠크시티에서 돌아 나올 때는 치프조지프 시닉 바이웨이를 타고 우회하는 코스도 여행자들 사이에서 즐겨 언급되는 대안이다. 이 길은 비어투스 하이웨이와는 또 다른 협곡 풍경을 보여주면서 코디(Cody) 방면으로 빠지는 순환 루트를 완성해준다.

정상에 서면 동쪽으로 80마일 넘게 떨어진 빅혼산맥까지 시야가 트이고, 남쪽으로는 호수가 점점이 박힌 고원이 펼쳐진다. 편의시설이 드문 대신 그만큼 혼잡하지 않은 것이 비어투스 하이웨이의 매력이다. 급커브와 고도, 날씨 변화, 야생동물이라는 네 가지 변수만 미리 감안한다면, RV로 넘을 수 있는 서부의 손꼽히는 절경 중 하나다.

사진 출처: Pexels / urtimud.89, Aerial View of Winding Mountain Road in Snow (https://www.pexels.com/photo/aerial-view-of-winding-mountain-road-in-snow-35116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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