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스밸리 국립공원 안에서 RV로 야영하려면 캠핑장을 잘 골라야 한다. 공원 안에는 캠핑장이 아홉 곳 넘게 있지만, 전기·상하수도를 모두 갖춘 정식 훅업 자리가 있는 곳은 퍼니스크릭 캠핑장 한 곳뿐이다. 그마저도 전체 136자리 가운데 훅업이 딸린 자리는 18개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발전기나 배터리로 버텨야 하는 드라이 캠핑 자리다. 해수면보다 190피트 낮은 분지에 자리한 공원 특성상, 어느 캠핑장을 고르느냐에 따라 전력·급수 계획이 완전히 달라지고, 계절에 따라 아예 문을 닫는 곳도 있어 미리 조사하지 않으면 현장에서 당황하기 쉽다.
퍼니스크릭, 유일한 훅업 캠핑장
방문자센터 인근에 자리한 퍼니스크릭 캠핑장은 공원 안에서 예약을 받는 유일한 NPS 캠핑장이다. 훅업 자리는 30/50암페어 전기와 상하수도를 모두 갖춰 1박에 44달러(기본 요금 30달러에 유틸리티 요금 14달러 추가)이고, 훅업이 없는 표준 자리는 30달러다. 9~15명이 함께 쓰는 그룹 사이트는 40달러, 9~40명용은 60달러다. 사이트당 최대 8명, 차량 2대 또는 RV 1대까지 이용할 수 있어 대가족이나 그룹 여행보다는 소규모 여행에 맞는 구조다.
예약은 10월 15일부터 이듬해 4월 15일까지의 서늘한 시즌에만 받으며, 최대 6개월 전부터 최소 5일 전까지 recreation.gov나 전화(877-444-6777)로 신청할 수 있다. 이 기간에는 캠핑장이 완전히 개방돼 136자리 모두 이용 가능하다. 나머지 계절, 그러니까 4월 중순부터 10월 중순까지는 자리가 41개로 줄고 선착순으로 운영되므로, 여름철에 이 캠핑장을 노린다면 오전 일찍 도착하는 편이 안전하다. 공원 측은 관리 필요에 따라 예약된 자리라도 임시로 보류할 권리가 있다고 안내하고 있어, 현장 도착 후에는 안내판을 다시 확인하는 게 좋다. 훅업 자리 18개는 인기가 많아 서늘한 절기에도 예약 창이 열리자마자 마감되는 경우가 흔하므로, 6개월 전 예약 오픈일을 달력에 표시해두는 편이 실속 있다.
나머지 캠핑장은 훅업이 없다
퍼니스크릭 언덕 위에 있는 텍사스스프링스 캠핑장은 106자리로 늦가을부터 4월 중순까지만 열리고 훅업이 없으며 요금은 20달러(경로·접근성 패스 소지자 10달러)다. 전망이 좋아 인기가 많지만 선착순이라 자리를 미리 확보할 수는 없다. 공원에서 가장 큰 선셋 캠핑장은 230자리 규모의 평지 캠핑장으로 잘 채워지지 않는 편이며 역시 계절 운영에 18달러다. 해수면 높이에 자리한 스토브파이프웰스 캠핑장은 190자리에 18달러로, 마을 상점과 가깝다는 장점이 있다.
연중 운영되는 곳은 스카티스캐슬로드에서 2마일 떨어진 메스키트스프링 캠핑장(40자리, 해발 1800피트, 20달러)이 있다. 고도가 있는 만큼 저지대 캠핑장보다 밤 기온이 조금 낮은 편이다. 와일드로즈 캠핑장(23자리)은 무료지만 식수가 없고, 가장 가까운 급수지인 스토브파이프웰스까지 약 31마일을 가야 한다. 손다이크·마호가니플랫 원시 캠핑장은 고지대 산길에 있어 사륜구동에 올터레인 타이어를 갖춘 차량이 아니면 접근이 어렵다. 대형 RV라면 애초에 이 두 곳은 제외하고 계획을 짜는 게 현실적이다. 유레카듄스·호미스테이크·살린밸리 같은 원시 캠핑장들도 있지만 모두 극도로 외지고 고클리어런스 차량이 필요해 일반 RV 여행에는 맞지 않는다.
참고로 에미그런트 캠핑장은 2025년 8월 말 홍수로 5마일 길이의 급수관과 상수도 시설이 크게 손상돼 폐쇄된 상태이며, 아직 복구 완료 시점이 정해지지 않았다. 이 캠핑장을 여정에 넣었던 여행자라면 출발 전 공원 알림 페이지에서 재개 여부를 다시 확인해야 한다.
여름엔 아예 캠핑을 말린다
공원 예약 시스템에도 데스밸리는 극심한 여름 더위로 유명하며 여름철 캠핑은 권장하지 않는다는 경고 문구가 붙어 있다. 공원 측 설명에 따르면 봄이 가장 인기 있는 방문 시기로 따뜻한 날씨와 야생화를 함께 즐길 수 있고, 여름은 일찍 시작돼 5월이면 이미 뜨거워진다. 가을은 10월 말부터 선선하고 맑은 날씨가 이어지며, 겨울은 서늘한 낮과 쌀쌀한 밤에 드물게 비가 내리는 정도다. 훅업이 있는 퍼니스크릭조차 예약 시즌을 서늘한 절기(10월~4월)로 한정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여름철에 방문해야 한다면 야영보다는 이른 아침 짧은 일정으로 주요 명소만 돌아보고 서늘한 지역으로 이동하는 편이 안전하다. 배드워터베이슨이나 아티스츠드라이브처럼 도로에서 가까운 명소부터 짧게 들르고, 정오 전후로는 차량 안에서 쉬는 일정을 짜는 여행자도 많다.
RV 캠핑객이 챙길 것
공원 입장료는 차량 1대 기준 7일간 30달러다. 주유는 퍼니스크릭과 스토브파이프웰스 주유소가 24시간 운영되지만, 파나민트스프링스 리조트 주유소는 오전 7시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만 문을 연다는 점도 미리 알아두는 게 좋다. 공원 안에서는 주유소 사이 거리가 멀어 연료 게이지가 절반 아래로 내려가면 다음 주유소부터 채워두는 습관이 안전하다.
훅업 없는 캠핑장에서 밤새 에어컨을 돌려야 한다면 발전기 연료와 배터리 용량을 넉넉히 준비하고, 타이어 공기압도 더위로 인한 압력 상승을 감안해 출발 전 기준치를 다시 확인하는 게 좋다. 냉각수와 브레이크 상태 점검도 필수다. 극한 더위 속에서는 엔진과 냉방 장치 모두 평소보다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식수도 평소 계획보다 넉넉히 싣는 게 좋은데, 급수지가 캠핑장마다 다르고 일부는 아예 물이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여름철에는 애초에 방문 시기를 늦가을에서 초봄 사이로 옮기는 편이 캠핑장 선택 폭도 넓고 훨씬 안전하다.
캠핑장을 정할 때는 일정에 여유를 두는 것도 방법이다. 퍼니스크릭 훅업 자리를 예약하지 못했다면 텍사스스프링스나 스토브파이프웰스처럼 선착순으로 운영되는 캠핑장을 대안으로 염두에 두고, 오전 이른 시간에 도착해 자리를 먼저 확보한 뒤 공원을 둘러보는 순서로 일정을 짜는 여행자가 많다. 저지대와 고지대 캠핑장의 기온 차이도 무시할 수 없어서, 같은 날이라도 메스키트스프링처럼 해발이 조금 더 높은 캠핑장을 고르면 밤에 한결 견디기 수월하다는 후기도 꾸준히 나온다.
사진 출처: Kirk Thornton, https://www.pexels.com/photo/couple-standing-on-the-roof-of-a-camper-van-and-waving-1410574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