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리가 마흔두 개다. 키라고에서 키웨스트까지 113마일, 왕복이 아니라 편도로 그렇다. 오버시즈 하이웨이라 불리는 이 도로는 좌우로 바다를 낀 채 섬과 섬을 잇는데, 그중 가장 긴 세븐마일브릿지를 건널 때는 큰 RV일수록 옆바람을 그대로 맞는다. 시작하기 전에 다리 높이부터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높이 13피트 6인치, 그 이상은 못 건넌다
오버시즈 하이웨이의 주요 다리는 13피트 6인치 이하 차량만 통과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대형 클래스A나 지붕에 에어컨, 위성 안테나를 올린 RV라면 출발 전에 전고를 반드시 재봐야 한다. 마이애미에서 키라고까지는 플로리다 턴파이크를 거치는 편이 일반적이고 통행료는 10~15달러 선이다. 오버시즈 하이웨이 구간 자체에는 통행료가 없다. 마이애미부터 키웨스트까지 전체 거리는 약 160마일로, 42개 다리와 에메랄드빛 바다를 곁에 두고 달리는 구간이 이어진다.
세븐마일브릿지, 바람을 맞는 자리
마라톤 지역의 세븐마일브릿지는 마일마커 47 부근에 놓인 키스에서 가장 유명한 다리다. 다리 자체가 길고 곧게 뻗어 있어 옆바람이 강하게 부는 날에는 차체가 높은 RV일수록 흔들림을 크게 느낀다. 바람이 심한 날에는 속도를 줄이고 양손으로 핸들을 단단히 잡아야 하며, 가능하면 기상 상황을 미리 확인하고 출발 시간을 조정하는 편이 안전하다.
머무를 곳, 빅파인키부터 바히아혼다까지
세븐마일브릿지를 건너면 바로 만나는 빅파인키 RV파크는 걸프만과 대서양 사이 10에이커 부지에 자리 잡고 있으며 마일마커 33 지점에 있다. 조금 더 가면 나오는 바히아혼다 스테이트파크는 해변에서 몇 걸음이면 스노클링을 즐길 수 있는 자리로 유명하다. 이곳의 캠핑 요금은 하룻밤 36달러에 세금이 더해지고, 환불되지 않는 예약 수수료 6.70달러와 RV 자리에 붙는 전기·상수도 이용료 7달러가 별도로 붙는다. 존페네캠프 산호초 스테이트파크도 텐트와 RV 모두 하룻밤 36달러를 받는데, 여기서도 물과 전기를 쓰는 자리에는 7달러의 이용료가 추가된다. 텐트 캠핑객에게는 이 이용료가 붙지 않는다.
두 곳 모두 예약은 reserve.floridastateparks.org에서 받으며, 전화로는 800-326-3521로 연결할 수 있다. 예약 창구는 11개월 전에 열리고, 인기 있는 자리는 창구가 열리자마자 마감되는 경우가 많아 날짜를 미리 정해두는 편이 좋다.
며칠을 잡아야 하나
다리와 섬을 건너는 재미만 놓고 보면 하루에도 끝까지 갈 수 있는 거리지만, 스노클링과 낚시, 일몰까지 챙기려면 2박에서 4박 정도가 알맞다. 방문 시기는 10~11월이나 4~5월 같은 어깨철이 좋다. 날씨는 안정적이면서 성수기보다 사람이 적고 요금도 낮게 형성된다. 한여름에는 열대성 저기압과 폭우가 잦아지는 철이라 출발 전 기상 상황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RV로 달릴 때 챙겨야 할 것들
오버시즈 하이웨이는 대안 도로가 거의 없는 편도 구간이다. 사고나 공사로 도로가 막히면 우회할 방법이 마땅치 않으니 연료와 물, 식수는 넉넉히 채워서 출발해야 한다. 다리 위에서는 정차나 유턴이 금지된 구간이 많고 갓길도 좁은 편이라, 사진을 찍고 싶다면 마일마커 옆 전망 공간이나 공원 안에서 멈추는 것이 안전하다. 42개 다리를 건너는 동안 신호는 거의 없지만 대신 좌우로 펼쳐지는 바다를 온전히 즐길 수 있는 구간이기도 하다.
마일마커로 읽는 오버시즈 하이웨이
이 도로는 표지판 대신 마일마커로 위치를 안내한다. 키웨스트 쪽으로 갈수록 숫자가 줄어드는 방식이라, 캠핑장이나 식당을 검색할 때도 마일마커 번호로 찾는 것이 훨씬 정확하다. 빅파인키 RV파크가 있는 마일마커 33 구간을 지나면 로어키스로 넘어가는 것이고, 그보다 낮은 번호로 갈수록 키웨스트에 가까워진다. 내비게이션이 주소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구간도 있어 마일마커를 함께 메모해두는 편이 안전하다.
RV로 다닐 때의 현실적인 제약
키스 지역 RV파크 상당수는 부지가 좁아 대형 슬라이드아웃 RV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예약 전에 전장과 슬라이드 유무를 캠핑장 측에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세븐마일브릿지처럼 대안 경로가 없는 구간에서 고장이나 타이어 펑크가 나면 견인 서비스가 도착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으니, 출발 전 타이어 상태와 예비 부품을 점검해두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 도로 폭 자체는 넉넉한 편이지만 다리 난간 쪽 여유 공간이 좁아 마주 오는 대형 트럭과 스칠 때 속도를 줄이는 것이 안전하다.
허리케인 철, 탈출로는 하나뿐이다
대서양 허리케인 시즌은 6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이어진다. 오버시즈 하이웨이는 키스 전체를 잇는 사실상 유일한 육로여서, 열대성 폭풍이나 허리케인 경보가 내려지면 이 도로 하나로 모든 방문객과 주민이 동시에 빠져나가야 한다. 여름철 여행을 계획한다면 출발 전 국립허리케인센터 예보를 확인하고, 만약 여행 중 경보가 발령되면 관할 당국의 대피 지시를 지체 없이 따라야 한다. RV로 이동 중이라면 대피 상황에서 짐을 정리할 시간이 넉넉하지 않을 수 있으니 중요한 서류와 귀중품은 쉽게 챙길 수 있는 자리에 미리 정리해두는 편이 좋다.
떠나기 전 체크리스트
출발 전에는 RV 전고를 다시 한번 재고 13피트 6인치 제한과 비교해봐야 한다. 바히아혼다나 존페네캠프처럼 예약제로 운영되는 캠핑장은 현장 워크인 자리가 거의 없으니 예약 확인서를 출력하거나 휴대전화에 저장해두는 편이 좋다. 스노클링이나 낚시 장비를 실었다면 염분과 습기에 강한 보관함을 따로 마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세븐마일브릿지 구간은 통신이 약해지는 지점도 있어, 캠핑장 연락처와 대피 정보를 미리 오프라인으로 저장해두는 편이 안전하다. 다리 위에서 사진을 찍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도 정차 금지 구간에서는 참고, 마일마커 옆 전망 공간에 도착한 뒤 카메라를 꺼내는 것이 원칙이다. 도로 하나에 의지해 섬을 잇는 지형인 만큼, 여유 있게 계획을 짜고 서두르지 않는 것이 오버시즈 하이웨이를 즐기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사진 출처: Mikhail Nilov, Pexels — https://www.pexels.com/photo/long-bridge-cross-the-sea-940087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