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와이오밍 잭슨홀 북쪽, 티턴산맥이 병풍처럼 둘러선 자리에 그랜드티턴 국립공원이 있다. 잭슨호수와 제니호수를 따라 늘어선 캠핑장은 모두 여덟 곳이고, 그중 RV로 찾아가는 여행자가 가장 먼저 마주치는 질문은 하나로 좁혀진다. 전기와 물, 하수까지 전부 연결되는 완전 훅업 자리를 택할 것인지, 발전기와 배터리로 버티는 대형 캠핑장으로 갈 것인지다. 여덟 곳 모두 성격이 달라서 어디를 고르느냐에 따라 여행 전체의 리듬이 바뀐다. 티턴산맥은 로키산맥 중에서도 유난히 가파르게 치솟은 봉우리로 유명해서, 캠핑장 자리에 따라 산의 실루엣이 보이는 각도까지 달라진다는 점도 이 공원 캠핑의 매력 가운데 하나다.
콜터베이 RV 파크, 112자리 전부가 훅업이다
잭슨호수 동쪽 기슭, 콜터베이 빌리지 안에 자리한 콜터베이 RV 파크는 총 112개 자리를 모두 완전 훅업으로 운영한다. 전기는 30암페어와 50암페어 두 규격을 다 받고 물 훅업도 자리마다 연결돼 있다. 진입로는 자갈이 깔려 있고 자리당 최대 차량 길이는 42피트까지 허용된다. 체크인은 낮 12시, 체크아웃은 오전 11시로 정해져 있고 반려동물은 동반할 수 있지만 캠프파이어는 허용되지 않는다. 하루 요금은 100달러를 훌쩍 넘는 선에서 형성돼 있어 국립공원 캠핑장 치고는 비싼 축에 속하지만, 세탁실과 샤워장, 식당과 잡화점, 마리나까지 걸어서 오가는 위치를 생각하면 납득이 가는 값이다. 카약과 카누, 승마 코럴까지 한자리에 몰려 있어 아이를 데려온 가족 단위 여행자에게 특히 인기가 높고, 저녁이면 레인저가 진행하는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어 하루 일정을 마무리하기에 좋다.
그로벤트로 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같은 공원 안이라도 그로벤트 캠핑장은 완전히 다른 계산이 필요하다. 322개 자리 전체가 예약제로 운영되지만 전기나 물 훅업은 하나도 없다. 대신 덤프 스테이션과 식수대, 수세식 화장실, 포장도로, 화로대와 피크닉 테이블까지 갖추고 있어 며칠씩 자체 배터리와 물탱크로 버틸 준비가 된 RV라면 오히려 조용하고 여유 있는 야영을 즐길 수 있다. 그로벤트강을 따라 코튼우드 나무가 늘어선 캠핑장이라 들소와 무스, 노새사슴을 캠프사이트에서 그대로 마주치는 일도 드물지 않다. 다만 음식과 냄새 나는 물건은 반드시 지정된 보관함에 넣어야 하고, 곰과 늑대는 100야드, 그 밖의 야생동물은 25야드 이상 거리를 둬야 한다는 규정이 엄격하게 적용된다. 반려동물은 도로 30피트 이내에서만 6피트 이하 리드줄로 동반할 수 있고 다목적 도로나 트레일, 백컨트리에는 데려갈 수 없다. 322자리라는 규모 덕분에 성수기에도 상대적으로 예약 여유가 있는 편이라, 늦게 계획을 세운 여행자에게는 사실상 가장 현실적인 선택지가 되기도 한다.
시그널마운틴과 리자드크릭이라는 대안
완전 훅업과 무훅업 사이 어딘가를 찾는다면 시그널마운틴 캠핑장도 고려할 만하다. 80개 자리가 잭슨호수 남동쪽 기슭, 시그널마운틴 롯지 바로 옆에 자리해 공원 어디로든 이동하기 좋은 위치를 갖췄다. 요금은 자리 유형에 따라 55달러와 79달러 두 단계로 나뉜다. 공원 북쪽, 헤드워터스 인근의 리자드크릭 캠핑장은 49달러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지만 뒤에서 설명할 도로 공사 구간과 맞닿아 있어 접근 시간을 넉넉히 잡아야 한다. 제니호수 캠핑장은 자리가 51개뿐이라 가장 빨리 마감되는 축에 속하지만 그만큼 호수와 가장 가까운 자리를 내주고, 예약 없이 도착 순서로 채워지는 자리도 10개 남아 있어 즉흥적으로 움직이는 여행자에게는 마지막 기회가 되기도 한다. 콜터베이 텐트빌리지처럼 텐트나 소형 캠퍼 전용으로 운영되는 곳도 있어, 예약 전에 자리 성격을 한 번 더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지금 그랜드티턴에서 주의할 것
국립공원관리청이 공지한 알림에 따르면 공원 남쪽 무스-윌슨 로드는 뮤리랜치와 LSR 프리저브 구간에서 공사가 진행 중이라 양방향 모두 최대 45분 지연이 발생한다. 이 구간에는 갓길 주차도 금지돼 있다. 북쪽으로는 릭스마리나와 리자드크릭 캠핑장 사이 노스파크 로드에서도 공사가 이어져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는 15분, 그 밖의 시간에는 최대 1시간까지 지연될 수 있다. 데스캐니언 트레일헤드는 아예 전면 폐쇄된 상태라 그래니트캐니언이나 LSR 프리저브, 태거트레이크 등 다른 출발점을 이용해야 한다. 공사 구간을 지나야 하는 캠핑장을 예약했다면 도착 시간에 여유를 두는 편이 안전하고, 특히 저녁 늦게 리자드크릭이나 헤드워터스 쪽으로 이동할 계획이라면 지연 시간을 감안해 출발 시각을 앞당기는 편이 낫다.
예약과 계절, 그리고 남은 팁
여덟 개 캠핑장 모두 리크리에이션닷거브를 통해 예약할 수 있고, 여름 성수기에는 예약 창이 열리자마자 자리가 빠르게 채워진다. 완전 훅업을 원한다면 콜터베이 RV 파크가 사실상 유일한 선택지이므로 일정이 정해지는 대로 가장 먼저 예약해두는 편이 좋다. 반대로 큰 리그를 끌고 며칠씩 머물 계획이라면 322자리라는 규모 덕분에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그로벤트를 노려볼 만하다. 방문하기 가장 좋은 시기는 도로와 캠핑장이 완전히 열리는 6월 중순부터 9월 사이이고, 이 시기에도 밤 기온이 40도대 화씨까지 떨어지는 날이 잦으니 난방 계획은 미리 세워두는 편이 좋다. 어느 캠핑장을 택하든 티턴산맥이 만들어내는 풍경만큼은 공평하게 주어지고, 새벽 안개가 걷히는 순간 텐트 지붕 위로 드러나는 그랜드티턴 봉우리는 어느 캠핑장에서 봐도 잊기 힘든 장면이다.
가는 길과 입장료
그랜드티턴 국립공원은 관문 도시 잭슨에서 북쪽으로 이어지는 US-26/89/191 도로를 따라 들어간다. 옐로스톤 국립공원과 남쪽 입구로 바로 연결돼 있어 두 공원을 묶어 여행하는 RV 여행자도 많다. 입장료는 차량 한 대 기준 7일간 유효한 통행증으로 계산되고, 옐로스톤과 함께 쓸 수 있는 연계권도 따로 판매된다. 잭슨홀 공항이 공원 경계 안에 있어 항공편으로 도착한 뒤 현지에서 RV를 렌트하는 방식도 가능하지만, 대형 리그를 직접 몰고 들어오는 여행자라면 잭슨 시내에서 미리 연료와 식료품을 채워두는 편이 좋다. 도로 곳곳에서 야생동물이 도로를 건너느라 정체가 생기는 이른바 와이들라이프 잼도 흔하니, 일정에는 늘 여유 시간을 넣어두는 편이 낫다.
곰의 땅에서 RV를 지키는 법
그랜드티턴은 그리즐리곰과 흑곰이 함께 서식하는 몇 안 되는 공원이라 캠핑장마다 식품 보관 규정이 유독 엄격하다. 아이스박스와 조리도구, 반려동물 사료까지 냄새가 나는 모든 물건은 밤사이 반드시 곰이 열 수 없는 보관함이나 RV 내부에 넣어야 하고, 야외 테이블에 음식을 올려둔 채 자리를 비우는 일은 절대 피해야 한다. 하이킹에 나설 때는 곰 스프레이를 소지하고 사용법을 미리 익혀두는 편이 안전하다. 캠핑장 관리사무소마다 스프레이 대여 서비스를 운영하는 경우가 많으니 도착하면 먼저 문의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Data Source: NPS API (developer.nps.gov) / Recreation.gov RIDB
사진 출처: NPS Photo/Tobiason, National Park Service (nps.gov/grt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