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00피트 능선에서 가드레일이 사라진다, 유타 12번 도로가 큰 RV에 던지는 질문

붉은 사암 협곡 사이로 뻗은 유타 12번 스케닉 바이웨이

브라이스 캐년과 캐피톨리프 사이를 잇는 유타 12번 도로는 올아메리칸 로드(All-American Road)로 지정될 만큼 풍경이 뛰어나지만, RV 운전자들 사이에서는 다른 이유로도 자주 회자된다. 에스칼란테와 볼더 구간 사이, 해발 6700피트 능선을 타고 넘는 ‘호그백(Hogback)’ 구간 때문이다. 좁은 능선 양옆으로 가드레일 없이 깎아지른 낭떠러지가 이어지는 이 구간은, 지도로는 평범한 2차선 도로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몰아보면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된다.

호그백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

호그백은 칼프크릭과 볼더크릭 사이를 잇는 좁은 능선 구간에 붙은 별명이다. 도로 폭 자체는 다른 2차선 구간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양옆으로 시야가 탁 트여 있다 보니 실제보다 훨씬 좁게 느껴진다는 게 이 길을 지나본 운전자들의 공통된 증언이다. 커브 자체는 급하지 않고 비교적 완만하게 이어지지만, 도로 폭만큼밖에 여유가 없는 구간에서는 가드레일이 아예 없다. 반면 에스칼란테와 볼더 사이에 있는 스위치백 구간은 폭이 넓고 회전 각도도 완만해서, 급커브를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는 평가가 많다. 문제는 스위치백이 아니라 오히려 겉보기엔 ‘똑바로 뻗은’ 능선길 쪽이다.

30피트급 RV까지는 다닌다

여러 RV 커뮤니티와 포럼에 올라온 경험담을 종합하면, 30피트 안팎의 RV는 이 구간을 무리 없이 통과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다만 공통적으로 붙는 단서가 있다. 산길 운전에 익숙한 운전자가 몰아야 한다는 것, 그리고 초보 운전자에게는 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도로 자체의 물리적 폭보다 운전자의 심리적 부담이 더 큰 변수라는 뜻이다. 큰 RV일수록 갓길에 잠깐 정차해 사진을 찍고 싶어도 정차 공간이 넉넉하지 않은 곳이 많다는 점도 참고할 부분이다. 풍경에 이끌려 급하게 차를 세우기보다는, 미리 표시된 전망대(pullout)에서만 정차하는 편이 안전하다.

바람이 부는 날은 다른 이야기

호그백 구간은 사방이 트여 있어 바람을 그대로 맞는다. 강풍 예보가 있는 날에는 아예 이 구간을 피하라는 조언이 여러 경험담에서 반복해서 등장한다. 옆바람에 취약한 박스형 RV나 트래블 트레일러라면 특히 더 그렇다. 가드레일이 없는 도로에서 순간적인 돌풍에 차선을 넘는 상황은 상상만으로도 아찔하다. 출발 전 일기예보에서 바람 항목을 반드시 확인하고, 강풍주의보가 떠 있다면 하루 이틀 일정을 조정하는 편이 낫다.

겨울에는 완전히 다른 도로가 된다

유타 12번 도로는 연중 개방되지만 계절에 따라 체감 난이도가 크게 달라진다. 큰 눈이 내린 직후에는 제설 작업이 끝날 때까지 일부 구간이 통행 불가 상태가 되고, 볼더 마운틴을 지나는 구간은 겨울철 결빙이 특히 잦다. 반대로 여름에는 노면 상태 자체는 양호한 편이라, 바람과 운전자의 경험만 변수로 남는다. 어느 계절에 가더라도 출발 전 방문자센터에 들러 그날그날의 도로 상황을 확인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산악 도로는 전날 밤 날씨 하나로 상황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볼더에서 토리로 넘어가면 9600피트

호그백을 지나 볼더에서 토리(Torrey) 방향으로 계속 달리면 이번에는 전혀 다른 종류의 도전이 기다린다. 볼더마운틴을 넘는 구간이다. 1920년대에 놓인 이 포장도로는 볼더마운틴 고개에서 해발 9600피트까지 올라가는데, 이는 유타 12번 도로 전체에서 가장 높은 지점이다. 사막 협곡 사이를 달리던 풍경이 순식간에 침엽수와 아스펜 숲으로 바뀌고, 기온도 협곡 구간과는 확연히 다르게 떨어진다. 여름에도 이른 아침이나 늦은 저녁에는 서늘한 기온을 각오해야 하고, 늦가을에는 이 구간부터 눈이 먼저 내리기 시작한다. 엔진 브레이크가 있는 RV라면 내리막에서 반드시 활용해야 하고, 없는 차량이라면 저단 기어로 속도를 미리 낮춰두는 편이 브레이크 과열을 막는 방법이다.

가기 전에 챙길 것

호그백 리지 전망대는 이 구간에서 잠시 차를 세우고 숨을 고를 수 있는 몇 안 되는 지점이다. 다만 주차 공간이 넓지 않으니 대형 RV라면 다른 차량이 몰리는 시간대는 피하는 편이 좋다. 에스칼란테나 볼더 방향에서 출발한다면 방문자센터에서 최신 도로 정보를 확인하고, 연료와 식수를 충분히 채운 뒤 출발하는 것이 기본이다. 구간 자체가 길지 않아 통과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지만, 중간에 마땅한 주유소나 편의시설이 없는 구간이라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트레일러를 끄는 조합형 차량이라면 트레일러 브레이크 상태를 미리 점검해두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할 부분이다.

사진 출처: Max Ravier, https://www.pexels.com/photo/road-on-priaire-in-usa-17363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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