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6년 개통된 66번 국도가 올해로 탄생 100주년을 맞는다. 시카고에서 산타모니카까지 2,448마일, 8개 주를 가로지르는 이 옛 도로는 인터스테이트가 생기기 전 대륙을 잇던 진짜 로드트립 루트였고, 지금도 곳곳에 네온사인 모텔과 빈티지 주유소가 남아 RV 여행자들의 버킷리스트에 빠지지 않는다.
2026년, 66번 국도 탄생 100주년
올해 4월 30일 미주리주 스프링필드에서 66번 국도 100주년 공식 기념행사가 시작됐다. 연중 루트 곳곳에서 기념 이벤트가 이어지고 있어, 평소보다 더 붐빌 가능성이 높다. 여름 성수기에는 캠핑장 예약이 특히 빨리 마감되므로 최소 2주 전에는 예약을 마쳐두는 것이 안전하다. 66번 국도는 1985년 공식적으로 국도 지정에서 해제되고 인터스테이트 시스템으로 대체됐지만, 각 주가 옛 구간을 ‘역사적 66번 국도(Historic Route 66)’로 별도 관리하며 표지판과 도로 자체를 보존해온 덕분에 지금도 온전한 로드트립이 가능하다.
전 구간을 다 도는 데 걸리는 시간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까지 전 구간을 쉬지 않고 달리면 약 12일이 걸린다. 다만 곳곳의 명소와 캠핑장에서 머무는 시간을 더하면 훨씬 길어지는 것이 보통이며, 여유 있게 돌아보려는 RV 여행자라면 3~4주 일정을 잡는 경우도 많다. 텍사스주 애드리안(Adrian)이 양쪽 끝에서 정확히 1,139마일씩 떨어진 루트의 정중앙 지점으로, 절반 지점을 지났다는 상징적인 인증샷 명소로 꼽힌다. 루트가 지나는 주는 일리노이, 미주리, 캔자스, 오클라호마, 텍사스, 뉴멕시코, 애리조나, 캘리포니아까지 총 8곳이다.
큰 차량이라면 — 루트 전체를 곧이곧대로 따라가지 말 것
66번 국도는 옛 2차선 주도, 시내 도로, 인터스테이트에 흡수된 구간이 뒤섞여 있어 대형 RV에는 쉽지 않은 길이다. 특히 애리조나주 킹맨(Kingman)에서 오트먼(Oatman) 구간은 급커브가 많아 40피트가 넘는 차량은 통행이 제한된다.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장거리 구간은 인터스테이트를 이용하고, 도로 폭이 넉넉한 구간에서만 옛 66번 국도로 빠졌다가 다시 합류하는 것이다. 좁은 다운타운 구간은 RV를 캠핑장에 세워두고 견인차량이나 승용차로 둘러보는 편이 안전하다. RV 전용 내비게이션 앱에 차량의 실제 길이·높이·무게를 입력해두면 저상 다리나 급커브 구간을 미리 피해갈 수 있다.
사막 구간 연료·식수 관리
애리조나에서 캘리포니아로 넘어가는 구간은 주유소와 편의시설 간격이 넓게 벌어지는 사막 지대다. 킹맨을 지나 니들스(Needles) 방향으로 향하는 구간은 한여름 기온이 110°F를 넘기는 날도 많아, 연료 탱크를 절반 이하로 내려가게 두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RV 냉각수와 엔진 오일 상태도 출발 전 반드시 점검하고, 사람과 반려동물 모두 1인당 하루 최소 1갤런의 식수를 여유 있게 챙겨야 한다.
주요 경유지와 캠핑장
일리노이 · 미주리: 시카고에서 출발해 스프링필드로 향하는 구간에는 참나무·단풍나무 숲을 낀 생그리스 레이크 주립공원 캠핑장이 있다. 미주리 구간은 옛 66번 국도 원형이 가장 많이 남아 있는 곳으로, 메라멕 주립공원과 베넷 스프링 주립공원 캠핑장이 대표적인 경유 캠핑지로 꼽힌다.
텍사스: 루트의 정중앙인 애드리안 인근에서 하루 묵어가는 일정을 짜기 좋다.
애리조나: 홀브룩의 페트리파이드 포레스트 KOA는 매장과 식당가에 가까워 접근성이 좋고, 호몰로비 주립공원 캠핑장은 조용히 머물기 좋은 곳이다. 셀리그먼(Seligman) 마을은 옛 66번 국도 감성이 가장 진하게 남아 있는 곳 중 하나로, 잠깐 들러 식사하기 좋다.
캘리포니아: 종착지인 산타모니카 피어 근처의 말리부 비치 RV 파크는 오션뷰를 즐기며 풀훅업으로 머물 수 있는 곳으로, 대장정의 마무리 숙소로 인기가 높다.
일정 짜는 법
하루 주행거리를 정해놓고 달리기보다는, 주(state)마다 도로 사정과 볼거리가 크게 달라진다는 점을 감안해 유동적으로 계획하는 것이 좋다. 특히 미주리의 오자크 구릉지대와 애리조나의 산악 구간은 급경사와 급커브가 이어져 큰 차량일수록 예상보다 시간이 더 걸린다. 옛 표지판을 따라 모든 구간을 다 훑겠다는 욕심보다는, 큰 줄기는 인터스테이트로 빠르게 이동하고 대표 구간만 깊이 즐기는 전략이 대형 RV 여행자에게는 더 현실적이다. 100주년을 맞은 해인 만큼, 주요 경유 도시의 박물관과 방문자센터에서 특별 전시나 행사를 함께 확인해두면 여행이 한층 풍성해진다.
사진 출처: Photo by Pixabay, Pexels (https://www.pexels.com/photo/route-66-printed-on-road-210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