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드레일 없이 11018피트, 레드마운틴 패스가 큰 RV에 남기는 경고

콜로라도 산악 스카이웨이 도로

콜로라도 남서부를 크게 도는 산후안 스카이웨이는 236마일에 이르는 올아메리칸 로드다. 듀랑고에서 시작해 맨코스, 돌로레스, 스토너, 리코, 텔루라이드, 리지웨이를 지나 오러이와 실버턴까지 이어지는 이 순환로 한가운데, RV 운전자 사이에서 가장 자주 화제에 오르는 25마일 구간이 있다. 밀리언달러하이웨이라 불리는 US-550 오러이-실버턴 구간이다. 도로 자체는 무료로 통행할 수 있고 별도의 게이트나 관리소도 없어 언제든 자유롭게 오갈 수 있지만, 이름값을 하는 풍경만큼이나 운전자에게 요구하는 것도 많은 길이다.

갓길도, 가드레일도 없는 25마일

이 구간의 최고점은 해발 11018피트에 이르는 레드마운틴 패스다. 도로는 포장돼 있지만 폭이 좁아 가드레일을 세울 자리조차 없는 구간이 많고, 가장 가파른 경사는 8퍼센트에 달해 콜로라도의 다른 유명 고개인 아이젠하워 패스의 6퍼센트보다 가파르다. 헤어핀 커브가 연이어 나오는 데다 엔진을 과열시키기 딱 좋은 오르막이 이어지기 때문에, 브레이크와 엔진 상태가 완벽하지 않은 차량이라면 애초에 이 길을 피하는 편이 낫다. 제한속도는 시속 10마일에서 25마일 사이로 낮게 잡혀 있고, 오러이에서 실버턴까지 쉬지 않고 달리면 45분 정도 걸리지만 대부분의 여행자는 전망대에 몇 번씩 멈춰 서느라 훨씬 더 오래 걸린다. 구간 안에는 주유소가 하나도 없으니 출발 전 오러이나 실버턴에서 연료를 가득 채워야 하고, 화장실과 식사도 두 마을 중 한 곳에서 미리 해결해두는 편이 안전하다.

어떤 RV가 이 길을 갈 수 있나

밀리언달러하이웨이에 RV 통행을 막는 공식 규정은 없다. 문제는 법이 아니라 도로 폭과 경사, 커브 반경이다. 트럭 캠퍼나 캠퍼밴, 짧은 클래스C, 가볍고 짧은 트레일러를 몰고 산길 운전에 자신 있는 사람이라면 이 구간이 그럭저럭 감당할 만한 도전이 된다. 반면 중간 크기 리그나 무언가를 견인하는 차량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고, 대형 클래스A나 길고 무거운 트레일러, 핍스휠(fifth wheel)을 끄는 여행자에게는 권하지 않는다는 게 이 길을 다녀본 RV 여행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실제로 이 도로 인근에 사는 한 RV 여행자는 핍스휠을 끌고는 이 고개를 넘지 않기로 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우회로를 택하는 편이 낫다는 판단에서다. 이런 사례는 이 도로를 자주 오가는 현지 주민들 사이에서도 드물지 않게 들을 수 있는 이야기다. 엔진 브레이크를 미리 걸어두고 계속 브레이크를 밟기보다 짧게 끊어 밟는 스탭 브레이킹으로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 산길에서 브레이크 과열을 막는 기본 요령이다.

방향에 따라 느낌이 달라진다

오러이에서 실버턴으로 가는 방향은 도로 안쪽에 붙어 달리는 느낌이 강해 절벽 노출감이 상대적으로 덜하다는 평이 많다. 반대로 실버턴에서 오러이로 가는 방향을 선호하는 이들은 내리막에서 브레이크를 계속 신경 써야 하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오르막을 더 많이, 내리막을 더 적게 타는 쪽을 택한다. 고소공포증이 있다면 절벽 노출이 덜한 방향을, 브레이크 관리에 자신이 없다면 오르막 위주의 방향을 고르는 식으로 자신의 약점에 맞춰 방향을 정하는 편이 합리적이다.

오러이와 실버턴 사이, 캠핑장은 어디에

오러이 코아 홀리데이는 115개 자리를 운영하며 완전 훅업 RV 자리와 텐트, 티피, 캐빈까지 갖췄고 강변 자리 다수가 훅업과 샤워장, 덤프 스테이션, 식당까지 갖추고 있다. 오러이 RV 파크 앤드 캐빈스는 7.5에이커 규모의 강변 부지에 완전 훅업 시설을 운영한다. 밀리언달러하이웨이 딱 중간, 오러이와 실버턴 사이에는 아이언턴파크 캠핑장이 있는데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분산 캠핑지지만 훅업이나 편의시설은 전혀 없다. 실버턴 쪽에서는 실버턴레이크스 RV 리조트가 시내에서 가장 가까운 RV 캠핑 옵션이다. 조금 더 남쪽 듀랑고까지 내려가면 라플라타카운티 페어그라운즈가 시내 한복판에서 막판까지 자리가 남아 있는 경우가 많은 곳으로 꼽힌다.

언제 가야 안전한가

밀리언달러하이웨이는 연중 개방되지만 폭풍이나 눈사태, 산사태 위험, 유지보수 작업으로 일시 폐쇄되는 경우가 있다. 늦봄부터 초가을까지가 대부분의 여행자에게 가장 무난한 시기이고, 환절기에는 눈과 얼음, 안개가 갑자기 나타날 수 있어 예측이 어렵다. 늦가을과 겨울, 이른 봄에는 블랙아이스와 체인 규정이 생길 수 있으니 출발 전 콜로라도 교통국의 도로 상태 정보를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서두르지 않고 여유 있게, 맑은 날을 골라 달리는 것이 이 길을 안전하게 즐기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고, 급하게 일정을 짜기보다 오러이나 실버턴에서 하루 이틀 묵으며 컨디션이 좋은 날 아침 일찍 출발하는 편이 결과적으로 가장 편안한 선택이 된다.

광산 마을이 남긴 길

이 도로가 밀리언달러하이웨이라는 이름을 얻게 된 유래는 여러 갈래로 전해진다. 풍경이 백만 달러짜리라는 설도 있고, 도로를 놓는 데 그만한 비용이 들었다는 설도 있으며, 도로 아래 흙 자체에 금이 섞여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어느 쪽이 진짜든 이 길은 1800년대 후반 오러이와 실버턴의 광산 지대를 잇기 위해 처음 놓였다. 레드마운틴 인근에는 화장실과 안내판을 갖춘 쉼터가 있어 잠시 차를 세우고 광산 역사를 읽어볼 수 있다. 산비탈에 붉게 물든 줄무늬는 철분이 많은 암석이 산화되면서 생긴 흔적으로, 이 산이 레드마운틴이라는 이름을 얻은 이유이기도 하다.

큰 RV라면 이렇게 준비한다

대형 리그를 몰고 산후안 스카이웨이 전체를 여행하고 싶다면 굳이 밀리언달러하이웨이 25마일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스카이웨이는 순환 구조라 듀랑고에서 텔루라이드, 리지웨이를 거쳐 오러이까지 큰 우회 없이 돌아볼 수 있고, 오러이와 실버턴 사이 구간만 승용차나 소형 RV를 렌트해 다녀오는 방법도 있다. 견인차나 토드를 데려온 여행자라면 큰 리그는 캠핑장에 세워두고 작은 차로만 이 구간을 왕복하는 것도 현실적인 대안이다. 어떤 방식을 택하든 출발 전 타이어 공기압과 브레이크 패드 상태를 점검하고, 냉각수와 브레이크 오일 잔량까지 확인해두면 산길에서 마주칠 수 있는 변수를 크게 줄일 수 있다.

텔루라이드와 리지웨이도 함께

산후안 스카이웨이 순환로에서 밀리언달러하이웨이만큼 화제는 아니어도, 텔루라이드와 리지웨이 구간 역시 놓치기 아까운 풍경을 내준다. 텔루라이드는 협곡 끝자락에 자리한 옛 광산 마을로, 곤돌라를 타고 산 정상 마을까지 무료로 오갈 수 있어 RV를 세워두고 반나절을 보내기 좋다. 리지웨이는 오러이로 들어가기 전 마지막 보급 지점 역할을 하는 작은 마을로, 대형 리그도 무리 없이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시내 곳곳에 남아 있다. 순환로 전체를 완주하려면 최소 이틀은 잡아야 하고, 사진을 남기고 마을마다 들르는 일정까지 더하면 사나흘도 부족하지 않다.

사진 출처: gabesdotphotos, Pexels (pexels.com/photo/a-concrete-road-near-the-mountain-108198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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