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평양이 바로 마당 앞에 펼쳐지는 캠핑장이 올림픽 국립공원 남서쪽 해안에 있다. 칼라록 캠핑장(Kalaloch Campground) 이야기다. 168개 사이트가 A부터 F까지 여섯 개 루프에 나뉘어 있고, 그중 상당수가 최대 차량 길이 25피트 이상을 받아준다. 그런데 정작 전기가 들어오는 자리는 단 2곳뿐이다. 나머지는 전부 발전기나 배터리, 태양광에 의지해야 밤을 넘긴다.
168자리 중 전기는 단 2곳
레크리에이션닷거브(Recreation.gov) 예약 데이터를 기준으로 칼라록의 사이트별 속성을 살펴보면, 최대 차량 길이는 13피트짜리 소형 텐트 자리부터 52피트까지 받아주는 대형 자리까지 폭이 넓다. 평균은 23.7피트 선이다. 전체 168자리 가운데 25피트 이상을 수용하는 자리가 62곳, 30피트 이상도 33곳에 이른다. 큰 트레일러나 모터홈도 자리를 고르면 얼마든지 들어갈 수 있다는 뜻이다. 문제는 전력이다. 전기 훅업이 있는 자리는 168곳 중 단 2곳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모두 무전기(dry camping) 방식이라, 배터리 용량과 발전기 사용 시간을 미리 계산해 두지 않으면 둘째 날 밤부터 불편해진다.
사이트 예약 전에는 반드시 개별 사이트의 ‘맥스 비히클 렝스(Max Vehicle Length)’ 항목을 확인해야 한다. 같은 루프 안에서도 자리마다 진입로 폭과 길이가 다르고, 포장 상태도 제각각이다. RV 덤프 스테이션은 캠핑장 안에 마련되어 있어 장기 체류에도 무리가 없다.
예약과 요금, 성수기와 비수기가 다르다
1박 요금은 24달러다. 예약 방식은 계절에 따라 갈린다. 성수기에는 레크리에이션닷거브를 통한 온라인 예약을 받고, 비수기에는 선착순으로 전환된다. 정확한 성수기 구간은 매년 조금씩 달라지므로 방문 전 레크리에이션닷거브 공지를 다시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여름 성수기에는 해안가 자리부터 먼저 마감되는 경우가 많아, 최소 한두 달 전 예약을 권한다.
산불 시즌, 캠프파이어 규정도 함께 챙겨야 한다
올림픽 국립공원은 8월 들어 건조한 날씨와 벼락으로 시작된 산불 경보가 이어지고 있다. 국립공원관리청(NPS) 공식 경보에 따르면 공원 서쪽의 외딴 산비탈에서 낙뢰로 시작된 마운트 톰 크릭 화재(Mt. Tom Creek Fire)가 진압 작업 중이며, 이로 인해 공원 전역에서 분산 야영지와 백컨트리 지역의 모닥불이 금지된 상태다. 다만 칼라록을 포함한 개발된 캠핑장의 금속 화로에서는 모닥불이 허용된다. 캠프파이어를 피운 뒤에는 완전히 꺼졌는지 반드시 확인하고 자리를 떠나야 한다.
같은 경보에서 모라 로드(Mora Road)가 보수 공사로 폐쇄되어 리알토 비치 접근이 제한된다는 안내와, 제퍼슨 카운티가 관리하는 사우스 쇼어 퀴놀트 로드(South Shore Quinault Road)가 유실로 통제 중이라는 안내도 함께 나왔다. 칼라록 자체 운영에는 영향이 없지만, 공원 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계획이 있다면 출발 전 공원 알림 페이지를 다시 확인하는 편이 좋다.
해안 루프를 고르는 법
칼라록의 매력은 역시 절벽 위에서 내려다보는 태평양이다. 일부 루프는 해안선에 가까이 붙어 있어 파도 소리를 들으며 잠들 수 있지만, 그만큼 인기가 높아 예약 경쟁도 치열하다. 반대로 안쪽 루프는 숲에 둘러싸여 바람을 덜 맞고 조용한 편이다. 아이를 동반한 가족이라면 화장실과 식수대가 가까운 루프를 우선 고려하는 것이 편하다.
캠핑장 인근 남쪽 비치(South Beach) 트레일은 걷기 좋은 완만한 코스로, 캠핑장에서 바로 접근할 수 있다. 밀물 시간표는 방문 전 확인해 두는 편이 좋다. 해안 바위 지대는 밀물 때 순식간에 통행로가 막히는 경우가 있어 초행이라면 여유 있게 움직이는 것이 안전하다.
가는 길과 주변 정보
칼라록은 올림픽 반도 남서쪽, 101번 하이웨이 바로 옆에 자리한다. 포트 앤젤레스(Port Angeles)에서 남쪽으로 두 시간 남짓, 애버딘(Aberdeen) 방면에서는 북쪽으로 한 시간 반 정도면 닿는다. 캠핑장 바로 옆에는 식당과 소규모 잡화점을 갖춘 칼라록 롯지(Kalaloch Lodge)가 있어, 연료나 얼음, 간단한 식료품을 급하게 구해야 할 때 유용하다. 캠핑장 안내소 역할을 겸하는 레인저 스테이션도 인근에 있다.
칼라록에서 북쪽으로 조금만 올라가면 루비 비치(Ruby Beach)가 나온다. 일몰 무렵 해안 바위 실루엣이 유명한 곳으로, 칼라록에 머무는 캠퍼라면 하루 저녁 정도는 시간을 내 들러볼 만하다. 올림픽 반도 해안 지역 전체가 그렇듯 여름에도 아침저녁으로 안개가 짙게 끼고 기온이 서늘한 편이라, 반팔 옷만 챙겼다가는 밤에 고생하기 쉽다.
체크리스트
전기 훅업 없이 이틀 이상 머물 계획이라면 보조 배터리와 태양광 패널, 혹은 조용한 인버터 발전기를 준비해 가는 것이 좋다. 밤에는 해안 특유의 습기와 안개로 기온이 뚝 떨어지므로 여름이라도 보온 침낭을 챙기는 편이 낫다. 곰이 자주 출몰하는 지역이라 음식물과 쓰레기는 반드시 지급된 곰통(bear box)에 보관해야 한다. 덤프 스테이션 위치와 급수대 위치는 도착 즉시 확인해 두면 이후 일정이 한결 수월해진다.
Data Source: NPS API (developer.nps.gov) / Recreation.gov RIDB
사진 출처: King of Hearts, “Kalaloch Beach Olympic June 2018 009.jpg”,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Kalaloch_Beach_Olympic_June_2018_009.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