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즐리와 100야드, RV 캠핑장에서 지켜야 할 거리

그랜드티턴 그리즐리 모자

그리즐리와는 100야드, 축구장 하나 길이만큼 떨어져 있어야 한다. 그런데 국립공원마다 이 거리를 지키기 위해 요구하는 방식은 조금씩 다르다. 어떤 공원은 곰통(bear canister)을 반드시 챙기라 하고, 어떤 공원은 매달아 두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한다. RV로 그리즐리와 흑곰이 함께 사는 지역을 다닐 계획이라면, 공원별 규정 차이부터 파악해두는 편이 좋다.

공원마다 다른 곰통 규정

그랜드티턴 국립공원은 백컨트리 야영객 전원에게 IGBC(Interagency Grizzly Bear Committee) 인증을 받은 곰통을 요구한다. 캠프사이트에 곰 방지용 금속 보관함이 설치돼 있지 않은 경우에 한해서다. 퍼밋 발급소에서는 백컨트리 퍼밋을 받으면 곰통을 무료로 빌려준다. 옐로스톤 국립공원은 조금 다르다. 곰통이 의무는 아니고, 음식을 적절한 높이로 매달아 두는 것도 허용된다. 많은 백컨트리 야영지에 음식을 매다는 장대가 설치돼 있지만, 곰통을 쓰겠다면 역시 IGBC 인증 제품 목록에 있는 것이어야 한다. 글레이셔 국립공원은 곰통이 필수다. 이곳은 로어48, 그러니까 본토 48개 주 가운데 그리즐리 개체수가 가장 많이 남아 있는 지역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RV 캠핑장에서는 곰통 대신 이것

이 규정들은 대부분 백컨트리, 즉 차량이 들어가지 않는 오지 야영에 해당한다. RV로 다니는 개발된 캠핑장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음식과 조리도구, 쓰레기 같은 곰을 끌어들일 만한 것들은 창문을 닫은 차량 안에 넣어 잠그거나, 캠핑장 곳곳에 마련된 곰 방지 보관함에 넣어두는 것이 기본이다. 앞서 다룬 옐로스톤 피싱브릿지 RV파크가 텐트와 텐트트레일러를 아예 받지 않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드사이드 차체 안에서 자는 것과 얇은 천 한 장 사이에 두고 자는 것은 곰과 마주쳤을 때 결과가 전혀 다르다.

100야드라는 거리의 의미

공원관리공단이 공통으로 권하는 기준은 곰과 100야드 이상 거리를 두라는 것이다. 하이킹이나 캠핑을 할 때는 곰 스프레이를 항상 챙기고, 곰을 만났을 때 등을 보이고 뛰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RV 캠핑장 안에서도 이 거리 감각은 그대로 적용된다. 야영지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곰을 발견했다면 차량이나 캠퍼 안으로 들어가 문을 닫고, 스스로 거리를 좁히지 않는 것이 우선이다.

그릴, 아이스박스, 쓰레기봉투부터 정리한다

그리즐리와 흑곰이 있는 지역에서 RV 캠핑을 할 때 가장 흔한 실수는 저녁 식사 후 그릴이나 아이스박스를 그대로 야외에 두고 잠드는 것이다. 음식 냄새가 남은 식기, 반려동물 사료, 화장품처럼 향이 강한 물건도 곰을 끌어들일 수 있다. 쓰레기는 캠핑장에 마련된 곰 방지 수거함에 바로 버리고, 차량 안에 보관할 때도 창문을 완전히 닫아야 한다. 캠프파이어 자리를 정리할 때는 남은 음식 찌꺼기가 불판이나 그릴에 남지 않도록 마지막까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떠나기 전 확인할 것

그랜드티턴, 옐로스톤, 글레이셔처럼 그리즐리 서식지를 지나는 여정이라면 출발 전 해당 공원의 최신 곰 관련 알림을 확인해두는 것이 안전하다. 계절에 따라 특정 트레일이나 캠핑장이 곰의 활동 때문에 일시 폐쇄되기도 한다. 공원 경계 안에서는 곰통 규정이 공원마다 다르다는 점, 그리고 RV 캠핑장에서는 차량과 보관함이 곰통의 역할을 대신한다는 점, 이 두 가지만 기억해도 대부분의 상황에 대처할 수 있다.

반려동물과 아이가 있다면 더 챙겨야 할 것

반려동물 사료도 곰을 끌어들이는 요인 가운데 하나다. 야외에 사료 그릇을 두고 잠드는 것은 피해야 하고, 산책 중에는 반드시 목줄을 채워 반려동물이 곰을 자극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아이와 함께라면 캠핑장 안에서도 어른과 떨어져 혼자 돌아다니지 않도록 하고, 자전거나 킥보드를 타고 캠핑장 외곽까지 나가지 않도록 미리 일러두는 편이 좋다. 저녁 시간, 특히 해 질 무렵부터 새벽 사이는 곰의 활동이 늘어나는 시간대라 이 시간에는 캠핑장 안에서도 주변을 살피는 습관이 필요하다.

곰 스프레이, 챙기는 것과 쓰는 법

곰 스프레이는 하이킹뿐 아니라 캠핑장 안에서도 손이 닿는 곳에 두는 것이 좋다. 텐트나 캠퍼 안 깊숙한 곳에 넣어두면 정작 필요한 순간에 꺼낼 수 없다. 안전핀을 미리 확인해 두고, 바람의 방향을 등지지 않도록 위치를 잡아야 효과가 있다. 사용 기한이 지난 스프레이는 압력이 떨어져 있을 수 있으니 시즌을 시작하기 전에 제조일자를 확인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곰 스프레이는 비행기에 실을 수 없다

렌터카나 비행기로 그리즐리 서식지를 찾는 여행자라면 곰 스프레이 반입 규정을 미리 알아둬야 한다. 고압 캡사이신 성분의 곰 스프레이는 기내 수하물은 물론 위탁 수하물로도 항공 운송이 금지돼 있다. 공원 인근 아웃도어 매장이나 방문자센터 근처 상점에서 현지 구매하고, 여행을 마친 뒤에는 다시 집으로 가져가지 말고 지역 회수함에 반납하거나 매장에 문의해 처리하는 것이 원칙이다. RV로 직접 운전해서 이동하는 경우에도 스프레이는 차량 실내 온도가 지나치게 올라가는 여름철 대시보드 위 같은 곳에는 두지 않아야 한다.

조리는 캠퍼 밖에서, 옷은 갈아입고 잔다

그리즐리 서식지에서는 조리와 취침 공간을 최대한 분리하는 것이 기본 수칙이다. RV 안에서 생선이나 고기를 구웠다면 그 냄새가 옷과 침구에 배기 전에 환기를 충분히 시켜야 하고, 가능하다면 조리복은 따로 갈아입고 밀폐 용기에 넣어두는 편이 좋다. 캠핑장 안에 별도의 취사 구역이 마련돼 있다면 캠퍼 바로 옆보다는 그곳을 이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이런 습관은 사소해 보이지만, 곰이 사람의 생활 공간과 음식 냄새를 연결 짓지 않게 만드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캠핑장을 떠날 때도 마지막으로 자리 주변에 음식 부스러기나 포장지가 남아 있지 않은지 한 번 더 살펴보는 습관을 들이면 다음에 그 자리를 쓰는 사람과 그 지역 곰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 그리즐리 서식지는 해마다 조금씩 넓어지고 있어서, 예전에는 곰이 드물던 캠핑장에서도 최근 들어 목격담이 늘고 있다는 점 역시 염두에 둘 만하다.

Data Source: NPS API (developer.nps.gov)
사진 출처: NPS Photo/Adams, Grand Teton National Park — https://www.nps.gov/grte/index.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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