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산이 무너지며 생긴 자리에 7700년째 물이 고이고 있다. 오리건의 크레이터레이크는 빗물과 눈만으로 채워진, 나라 안에서 가장 깊은 호수다. 다만 RV로 이 호수 곁에서 하룻밤을 보내려는 사람에게 선택지는 많지 않다. 공원 안에 있는 두 캠핑장 중 하나는 텐트만 받고, RV는 처음부터 문 앞에서 돌아서야 한다.
로스트크릭은 텐트만 받는다
동쪽 림 드라이브 인근의 로스트크릭 캠핑장은 16개 자리 전부가 텐트 전용이다. RV, 버스, 트레일러, 화장실이 달린 밴은 애초에 규정으로 막혀 있다. 예약도 받지 않아서 당일 새벽에 도착한 순서대로 자리를 채우고, 오후가 되면 이미 만석인 날이 많다. 물도 없어서 스틸 방문자센터나 마자마 빌리지에서 미리 채워 와야 한다. 다시 말해 RV로 크레이터레이크에 온 사람에게 이 캠핑장은 선택지가 아니라 참고 사항일 뿐이다.
마자마 캠핑장, 214자리의 셈법
RV가 실제로 들어갈 수 있는 곳은 마자마 캠핑장 하나뿐이다. 옛 화산의 숲 아래 6000피트 고지에 자리 잡은 이곳은 A부터 G까지 일곱 개 루프에 214개 자리를 나눠 놓았다. 이 중 75자리가 RV 전용이고 18자리는 전기 훅업을 받는다. 나머지는 텐트 자리인데, 텐트 자리의 주차 공간이 좁아 RV가 대신 빌릴 수 없다는 점은 알아 둘 필요가 있다. 반대로 텐트 캠퍼는 자리가 없으면 RV 요금을 내고 RV 자리를 빌릴 수 있다.
요금은 훅업 여부에 따라 갈린다. 훅업이 없는 자리는 1박 38달러, 전기만 있는 자리는 50달러, 완전 훅업 자리는 59달러다. 개장은 보통 6월, 폐장은 9월 말로 눈이 얼마나 남았는지에 따라 매년 날짜가 바뀐다. 7월부터 9월까지는 전 사이트가 예약제로 바뀌므로 recreation.gov을 통해 미리 잡아야 하고, 현장에서 빈자리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RV 최대 길이는 50피트, 트레일러는 35피트까지 받는다.
덤프스테이션과 곰 걱정
캠핑장 안에는 무료 덤프스테이션이 있고, 투숙객이 아니어도 이용할 수 있다. 급수전은 곳곳에 있어 물 걱정은 덜하지만, 식기 세척수는 화장실 앞 배수구에만 버려야 한다. 이 지역은 흑곰이 사는 곳이라 음식, 쓰레기, 아이스박스, 치약 같은 것도 차 안이나 자리마다 놓인 곰 방지 보관함에 넣어 둬야 한다. 장작불은 지정된 화로에서만 가능하고, 산불 위험이 커지는 시기에는 아예 금지되기도 한다.
지금 막혀 있는 길, 닫힌 트레일
올여름 공원 안에서는 두 곳이 막혀 있다. 본부에서 팬텀십 오버룩까지 이어지는 동쪽 림 드라이브 구간은 도로 공사로 일반 통행이 금지됐다. 반면 서쪽 림 드라이브, 북쪽 입구 도로, 팬텀십 오버룩에서 북쪽 분기점까지의 동쪽 림 드라이브, 클라우드캡 로드, 피너클스 로드는 통행이 가능하다. 또 하나, 호수로 직접 내려가는 유일한 길인 클리트우드코브 트레일은 마리나와 함께 재정비 공사로 닫혀 있다. 배를 타고 호수에 나가고 싶었던 계획이 있다면 미리 확인해야 한다.
날씨는 낮과 밤이 다르다
7월, 8월, 9월이 가장 따뜻하고 건조한 철이다. 낮 최고기온은 보통 화씨 67도 안팎이지만 40도까지 떨어지거나 80도를 넘기도 한다. 문제는 밤이다. 해가 지면 기온이 빠르게 떨어져 야간 최저기온이 화씨 40도 근처까지 내려간다. 한낮에 반팔로 다니다가도 저녁에는 두꺼운 옷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입장료는 차량 한 대에 여름 기준 30달러이고 7일간 유효하다.
들어가는 문은 세 개, 여는 시기는 다르다
공원으로 들어가는 입구는 세 곳이다. 메드퍼드 쪽에서 오면 62번 도로를 타고 서쪽 입구로, 클래머스폴스 쪽에서는 97번을 타다 62번으로 갈아타 남쪽 입구로 들어온다. 이 두 곳은 연중 개방이다. 반면 138번 도로에 있는 북쪽 입구는 보통 6월부터 10월까지만 열리고, 나머지 기간은 눈으로 닫힌다. 겨울에 로즈버그 쪽에서 온다면 138번에서 230번, 다시 62번으로 갈아타는 우회로를 타야 한다. RV로 여름 한 철만 노린다면 어느 입구든 상관없지만, 봄가을 여행을 계획한다면 북쪽 입구가 열려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입장료는 차량 한 대에 여름 기준 30달러, 겨울 기준 20달러이며 7일간 유효하다. 오토바이는 여름 25달러, 겨울 15달러다. 한 해에 두 번 이상 온다면 55달러짜리 연간 패스가 더 싸게 먹힌다. 이 패스는 크레이터레이크뿐 아니라 러바비즈 내셔널모뉴먼트, 래슨볼캐닉, 위스키타운 내셔널레크리에이션에어리어까지 함께 쓸 수 있어 오리건과 북부 캘리포니아를 같이 도는 일정이라면 챙겨 둘 만하다.
가기 전에 챙길 것
공원 안에는 휴대전화 신호가 거의 잡히지 않는다. 림 빌리지와 일부 전망대 근처에서만 간간이 터지는 정도다. 와이파이가 필요하면 여름 한정으로 마자마 빌리지의 애니스프링스 기프트숍이나 마자마 스토어 주변을 찾으면 된다. 스토어에서는 식료품, 캠핑 용품, 장작, 기름을 살 수 있고 동전으로 쓰는 샤워 시설과 세탁기도 있다. 결국 크레이터레이크에서 RV로 하룻밤을 보내는 방법은 마자마의 좁은 문을 통과하는 것, 그것 하나로 좁혀진다. 예약 없이 오는 여름 여행은 이 공원에서만큼은 통하지 않는다.
사진 출처: NPS Photo / Mike Connolly, National Park Service (nps.gov/crla/planyourvisit/mazama_campground.ht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