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VingJOURNEYS & JOURNALS

길 위의 풍경,
마음에 남은 이야기.

(13) 눈 부시게 새하얀 모래언덕 ‘화이트 샌즈’

화이트 샌즈의 하얀 모래언덕
275평방 마일 넓이에 하얀 모래가 파도 처럼 끝없이 펼쳐진 화이트 샌즈.

오늘도 역시 ‘National’자 들어간 파크나 모뉴먼트는 다 들려 본다는 신념으로 애리조나를 지나 뉴 멕시코(New Mexico)주 화이트 샌즈(White Sands)국립공원으로 향했다. 역시 10Fwy를 달린다. 엘 파소(El Paso) 못미쳐 라스 크루세스(Las Cruces)에서 70번 지방도로 들어섰다. 운전하기에 별로 힘들지 않지만 볼것 없는 사막길을 가느라 불과 100여 마일 남짓한 길이 무척 지루하다. 인터넷이 안터지니 내비게이션도 먹통이다.

날은 슬슬 어두워 지는데 지도에 나온 캠핑장은 나타나지 않는다. 마을 같은게 나오고 RV가 몇대 보여 “여긴가 보다” 찾아 들어가니 초병이 가로 막는다. 여기는 군사기지라나. 도로 옆에는 ‘Missile Range Museum’표지판이 보인다. 공원 주변은 온통 공군기지와 미사일 시험장이 둘러싸고 있다. 캠핑장을 찾는다고 하니 더 가라고 한다. 공원에서 가장 가까운 도시가 15마일 동북 쪽에 있는 Alamogordo. 캠핑장은 없지만 RV파크와 호텔, 모텔, 마켓, 주유소가 있다. 늦은 시간이라선지 RV 파크에는 주인이 퇴근하고 지키는 사람이 없다. 대신 차량번호, 출발일자 등을 적어 돈과 함께 통에 넣고 빈 자리에 여장을 풀었다.

다음날 일찍 화이트 샌즈로 출발이다. 입구를 찾아 가는 길목에 Border Patrol Check Point(검문소)가 있어 방문객을 검사한다. 들은 이야기로는 운전 면허증이나 여권 등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시민권자라고 하니 군말없이 통과 시킨다. 공원 방문객 센터에서 길을 따라 들어가면 공원 끝으로 둥글게, 갔던 길을 돌아 나오게 되어 있어서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화이트 샌즈는 2019년 National Monument에서 National Park로 승격되었다. 바람이 부는대로 시시각각 변하는 새하얀 모래언덕이 무척 경이로운 곳이다. 275평방 마일 넓이에 하얀 모래가 파도 처럼 끝없이 펼쳐진, 세계에서 가장 큰 석고 모래 들판이다. 물결처럼 일렁이는 석고모래 언덕은 강한 남서풍 바람에 의해서 지금도 계속 변화와 전진을 계속하고 있는 중 이란다.

군데군데 있는 주차장에는 화장실과 피크닉 테이블이 있어 쉬어가게 해 놨다. 단 식수는 없으니 가져가야 한다. 주차장 근처에 있는 모래 언덕에서는 어린이들이 모래 썰매를 타며 즐거워 한다. 이 썰매는 방문객 센터에서 유료로 빌려 준다. 모래언덕은 하이킹도 가능한데 트레일과 구별이 쉽지 않은 온통 흰 모래밭이라 가면서 자신의 위치를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물은 왕창 가져가고, 모자와 선크림은 필수, 해 지기 전에 돌아와야 한다.

공원 안을 둘러 보는데는 오가는 시간을 빼고 한나절 정도면 충분하다. 뉴 멕시코에서 가장 유명한 국립공원이라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캘리포니아의 국립공원 같은 분위기는 아니다. 2박을 하려던 계획은 하루로 충분했다.

화이트 샌즈 모래언덕의 식물
화이트 샌즈의 모래언덕
화이트 샌즈에서 모래 썰매를 타는 사람들
관광 온 사람들이 언덕에서 모래 썰매를 타며 즐기고 있다.

CAMPING

화이트 샌즈 공원에 숙소는 없다. 배낭 여행자를 위한 10사이트짜리 작은 캠핑장이 있을 뿐이다. 그늘과 식수는 없다. 예약은 받지 않고 일몰 한 시간 전까지 방문자 센터에서 선착순으로 접수해서 배정해 준다.

출처: 나종성, 『아메리카 로드트립』(미주중앙일보, 2024). 저자의 허락을 받아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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